★ 그 시절 내 편지 쓰는 실력은 O점..★
가장 혈기왕성한 그 시절
학생 신분에서 사회인으로 전환 하려는 그 시절
나는 한 여인을 짝사랑하기 시작했답니다.
그 때 그 연인의 인상은
얼굴은 둥글고 컸으며
체격은 큰편이었고
키도 조금 큰편이었다.
영낙없는 부자집 맏 며느리 감이었어요.
남자 여섯명이
여차여차한 이유로 여행을 떠났는데
일정데로 부여에 들렸다가 이 연인을 만났어요.
** 인연 ** 거기에서 한 친구의 사촌 동생 친구들하고
(동생이라고 해 봐야 한두살 적었을 것 같다.)
무심코 달려가는 낙화암을 구경하다 밤이 되었고
마당에서 한판 걸찌게 놀게 되었는데,
인생길에
달빛이 어찌나 밝든지
우연히 찾아온 만남을. 햇볕에 따라다니는 내 그림자나
달 빛에 드리운 그 연인의 그림자나
만나서 분간 못 할 정도의 너무도 환한 달빛 마당에서,
끈끈한 정을 이어가는 것을 밤이되어 아무도 보는 이 없어서일까 ?
인연이라 하는 건가 ? 손에 손 잡고 허리도 잡고 강강수월래 비슷하게
원을 그리면서 노래를 부르며
정말 멋지고 흥겨운 한때를 보냈었지요.
인연이 아닌 것을
그 때 제일 멋지고 예쁘다고 생각되는 그 님을
억지를 부리며 마음 속에다 도장을 꾹 찍었더랬습니다.
인연인 척하는 것은 다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내가 찍은 연인이 제일 좋았어요.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이겠지.
부여에서 백마강을 건너면
규암면이라는 곳이 있지요.
어디 인연을
내 마음 속의 연인이 된 그 여자는
집착만으로 쉽사리 그곳에서 꽤나 잘 산다고 그랬었고요.
그래서 그런지
얻을 수 있는 문제라든가 ? 옷 차림새도 제일 세련되어 보였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아마도 내가 여자를 알게된 최초의 밤이었는가 싶어요.
그때 나는 연인의 허리도 잡아보고 손도 잡아봤어요.
물론 다른 사람도 모두 함께
강강수월래 비스무리하게 했으니까
별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나 한테는 아주 특별한 일이었고
난생 처음 여인의 향기를 느끼고
여자 때문에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걸
알게된 순간이었어요.
계룡산 마곡사 부여 군산 정읍의 내장산
목포의 유달산 임자도 부산을 거치는
긴 여행이 끝나고 서울에 와서부터
짝사랑이라는 병이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궁리 끝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땐 얼마나 순둥이었던지
내가 편지를 보내면 의무적으로
답장이 와야되는 걸로 착각을하고 있었어요.
왠걸 한번 두번 세번*****
몸 속에 있는 열통이 모두 부어오르더군요.
이면 이고 아니면 아니고
회답을 해 주면 속이라도 시원할터인데.
안되겠다 싶어 날마다 쓰기로 했지요.
이렇게 해서
백통의 편지를 날마다 보냈답니다.
날 수로 치면 석달 열흘이지요.
곰탱이도 석달열흘 공들이면
웅녀가 된다는데.
불교에서는 백일을 공들이면
소원성취가 된다는거 아니겠수.
하지만 나에게는 미련 곰탱이만도 못하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 연인을 한 번쯤 보고파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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