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가 (사랑타령)
메밀꽃밭을 거닐며
바람결에 실려 가볍게 출렁이는
부드러운 꽃 물결을 바라본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회색 빛 파도에 흠뻑 젖어
한동안 멀거니 서서
아름다운 꿈속을 헤매고 있는 나 ~
감미로운 감정을 가슴에 가득 채우고
지워지지 않은 여운을 남기고 간 사람.
그 연인을 생각하는
그리움 속으로 빠져들면
많은 세월을 가슴 아파하며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기 곁에서
제비도 날고 벌도 나비도 날아다니고
들국화도 백일홍도 개나리도 라일락 꽃도.
아름답게 피어있는 화려한 동산을 보게 되면
그 순간 그리움 속에 갇혀있던 생각들이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지며 자유를 얻는다.
눈 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며
살맛 나는 세상을 향하여 발걸음도 가볍게.
와 ~ 드디어 해방이다.
아쉽게도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연서로 아픔을 토해내던 글들은
갑자기 여기서 끝을 맺게 되고
모진 고통을 감내하며
밤 새워 수 없이 부르던
연가는 더 이상 부를 수 없게 된다.
난 지금 연가를 부를 수가 없다.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다니고
명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꽃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고
바닷가 갯바위에 서서 낚시 대 드리우고
생각해보면 이런 것들이 전부인데도
주어진 시간을 온통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우고 싶은 욕망에 집착하여
생각이 한 곳에 머물러 고독을 씹으며
연가를 부를 여유로움이 없는 것이다.
아릿다운 꼬마 여인을 바라보며
예쁘다고 느끼던 어린 시절이나
젊음이 온 몸에 충만하던 시절
지나가는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며
견딜 수 없도록 마음의 출렁임을 느끼던 시절,
그렇게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로
아름답고 혈이 끓어 넘치는 곳에
나의 시선을 멈추고 싶다.
아쉽게도 소리 없이
가슴을 옥조이며 부르던 나의 연가는
까마득히 먼 곳에서 여음을 남기며 사라진다.
2009 11 18.
'자유롭게 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 가본 세상. (0) | 2010.06.11 |
---|---|
스쳐간 당신. (0) | 2010.02.10 |
내가 머무는 곳은 !! (0) | 2009.05.16 |
어머님 영전(靈殿)에. (0) | 2009.03.11 |
찾아 만든 운명. (0) | 2009.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