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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쓴 글

스쳐간 당신.

by 미남님 2010. 2. 10.

 


 

 스쳐간 당신.

 

어느 날 당신과 나의 옷깃이 스쳤습니다.
그날은 무심코 그렇게 당신 곁을 지나쳤습니다.

 

지나쳐간 당신의 모습은
내 마음 속에서 흔적 없이 사라졌지요.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을 만났는데
이번엔 가벼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지난번 그대와 내가 만난 것이 인연의 끈이 되어
당신과 나의 인연이 시작되고 있었나 봅니다.

 

당신과 내가 또다시 만난다면
더 큰 끈이 되어 마음속에 머물 것 같습니다.

 

 


 

당신과 인사를 나누던 그 어느 날
당신은 내게 당신의 이름을 말해줬지요.

 

그런데도 뒤돌아서니
그 이름 희미해지더니 지워져 버렸습니다.

 

그렇게 지워진 이름이지만
(오늘) 당신을 만나는 순간

 

까마득히 사라진 당신의 이름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는 나 자신을 보았습니다.

 

 당신과 함께 한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맺어진 인연들을 소중히 하고 싶었던가 봅니다.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당신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를 수 있으면

 

이미 당신과 나 사이에 이어진 끈이
끊기 어려운 튼튼한 동아줄이 되어있음 입니다.

 



 

어느 날 당신이
당신과 나 사이에 이어진 끈을 놓고 마실 가더라도

 

그 끈은 그리움을 간직한 채 당신을 기다리며
그 자리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어느 날 당신의 마음 속 조금 남은 빈 자리에
나의 허상이라도 머물다 스쳐가거든

 

지난날 당신이 손을 놓았던 그 자리에서
놓았던 끈을 살며시 잡으시구려.

 

반가운 마음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쿵쿵거리며 뛰는 설레이는 가슴은 아닐지라도

 

당신의 따뜻한 손길이 내 마음속에 스며들어
훈훈한 봄바람 되어 아롱아롱 피어 오를 것입니다. 

        
                                                                                     2010 0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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