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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쓴 글

늦은 밤 달과 함께.

by 미남님 2016. 5. 3.

 

 

 늦은 밤 달님과 함께.

 

초저녁,
아픈 허리를 펴려고
찜질팩을 들고 잠깐 침대에 누웠는데
눈꺼풀이 스르르 감기는가 싶더니
한숨 눈을 붙였던 모양이다.

 

늘 12시에 맞춰 잠자리에 들었는데
말똥말똥 잠들 생각이 안 나는 걸 보면
잠깐 졸았음이 틀림없다.

 

 

 


오른쪽과 왼쪽으로 번갈아가며
뒤척이다가 똑바로 누워도 보지만
생뚱맞게 잠이 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눈길이 허공을 지나다 스친 곳,

 

창문에 드리운 엷은 커튼에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비친다.

 

 

 


웬 가로등이 저리 높은 데 있지?

 

의아해 커튼을 젖히니
혼자서 외롭게 서산을 넘고 있던 달님이
미소 가득 머금고 반갑게 나를 반긴다.

 

봄과 여름을 잇는 절기여서
아직은 밤공기가 어설프게 쌀쌀해서 그런지


먼발치에서 나를 지켜보는 임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외로워 보입니다.

 

 

 

 

멋진 모습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얼른 카메라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잘 찍어볼 요량으로 삼각대를 펴고
요리조리 구도를 잡아보지만 좁은 공간에서
창틀 안에 제대로 달님을 넣을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없이 받침대를 분리해 촬영을 해보지만
임은 자꾸만 오른쪽으로 멀어져가고
                                   
바람에 실려 떠가는 흰 구름 속으로
아쉬움을 남긴 체 숨어듭니다.

 

달과 노닐던 시간이 꽤 길었는지
온몸에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오고
눈꺼풀이 힘있게 감깁니다.

 

 

 

 

그만 자야지,
몇 시나 되었을까?
아이고 벌써 3시가 넘었네.

 

자리에 눕자마자.
이네 곤한 잠에 빠져듭니다.

 

달님과 함께 좋은 추억 만들며
잠 안 오는 늦은 밤을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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