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날개를 펄럭이다 날아간 새.♥♡
어쩌다 오늘 하루가 공터로 남아있다.
늘 상 내가 가꾸고 있는 심전(心田)에
콩도 심고 팥도 심고 몸에 좋다는 더덕도 심고
정원에는 도라지꽃에 장미꽃도 피우고,
그렇게 늘 바쁘게 살려고 애써왔는데
오늘 하루가 어쩐 일인지 공터로 남아있네.
호젓한 산길을 홀로 걷는 듯 한가로운 오전 한 나절
창 너머로 맑고 푸른 전형적인 가을하늘을 바라보며
아름답게 가꾸어놓은 내 마음속의 정원을
한가로이 산책하다가 불쑥 찾아드는 새 한 마리
반가움에 덥석 손 내밀어 잡았는데도
손에 와 닫는 감촉은 없고 흔적만 남아있네
지난 날 핑크빛 옷을 입고
장미꽃밭에 호기심을 품고 찾아온 예쁜 새 한 마리가
연분홍빛 날개를 펄럭이며 앉을 듯 앉을 듯하다가
그 때도 제대로 앉아보지도 못하고
저~ 먼 곳의 헐벗은 나무에 초라하게 앉아있더니
석양에 깔리는 어둠과 함께 흔적을 남기고 사라져버렸었지.
이 호젓한 시간에 그 예뿐 새 한 마리가
공허한 마음으로 홀로 앉아있는 내 주위를
찐한 장미향을 듬뿍 뿌리며 맴돌더니,
오늘도 앉을만한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던지
고개를 돌려 뒤를 보고 또 돌아보며
못내 아쉬워하며 멀리 사라져간다.
이미 저 멀리 사라져가는 가녀린 예쁜 그 모습에
발걸음도 눈동자도 한 곳에 멈춰 움직일 수가 없구나.
2008 10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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