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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관악산 ( 1 )

by 미남님 2007. 1. 16.

▲  관악산 팔봉에 간다 ..

 

2005년 11월9일, 수요일, 날씨 맑음, 

5년 전 까지만 해도  

                                                                    등산 낚시는 꽤 잘하는 편이었는데

 

                  한 동안 쉬었다가                             

                             이제 다시 등산에 전념할려고 생각하니                              

녹슬어 무거워저버린 다리가 견뎌낼런지,

 

몇 일 전 짧은 코스로 2번

                        적당히 다리를 풀어주긴했어도                    

긴 코스를 갈려고 생각하니

                       조금은 걱정이 된다.                               

                                  내가 자주 가는 산은 관악산이다.                               

도봉산이나 북한산보다

아기자기하는 맛이 훨씬 더해서 좋다.

                                                                        

                         남현동에서 바라본 관악산의 가을. ▼

 

 남현동 고개에서 곧바로 산을 오르는 코스가 있어서

이 길을 제일 좋아하는데,

 

첫 번째 헬리콥터장 까지만 올라가면 그 뒤 부터는 끝까지,

힘들만 하면 내리막 길, 내리막 길에서 숨 돌렸다 싶으면 오르막,

이렇게 해서 연주대 까지 오르면

 

그 뒤 부터 팔봉 까지는 파도 타는듯한 기분이 들고

팔봉에서 무너미 고개까지는

내리막 오르막 내리막 오르막 하면서 내려오고

 

그곳에서 서울대 입구까지는 리푸트를 타는듯 해서

산 전채를 리듬을 타는 듯한 느낌이 들고,

어느 정도만 단련 시키면

몇 시간 동안을 쉬지안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약수터인데

                             가뭄엔 물이 없어 밑을 수 없습니다.

 

 

 

그전때 한참 잘 다닐 때는

산에 발을 디뎠다 하면 평지보다

훨씬 빠르게 걸을 수 있었다. ( 이해가 잘 안되겠지만 )

그런데 지금은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  입니다.

 

지난번 모처럼만에 예비 산행을 할 땐 너무 힘들었었지요,

너무 무리해서 장다리에 알이라도 생기면 꽤 오래 고생을 합니다.
그래서 처음 부터 살살 다래면서 갈 생각으로 느린 걸음으로  출발을 했어요

                                                          

    맑은 날엔 남산과 도봉산이 가까워 보입니다.

 

 

첫번째 비행장 까지가 제일 힘이 듭니다.

비행장을 지나서 천천히 10분쯤 걷다보면

ET 이티바위 가기전 오를만한 바위가있다.

 

이곳에 오르면 서울대학교가 한 눈에 보이고

주위에 펼처진 시원스런 풍광을 맛보게 됩니다.

여럿이 앉아서 쉬어도 될만큼

자리도 좋고 첫번째 관망대인 셈이다.

                                                                               

                         앞 골짝이의 집들은 서울대학교.

 

 

 

이곳을 지나면 마당바위가 나온다.
마당바위 밑에서 오른쪽 바위를 타면 ( 마당바위에서 보면 앞쪽 )
기를 받는 바위가 있다. ( 나 혼자서 부처놓은 이름이지만 )

 

그 바위에 올라 간단히 심호흡을 한 다음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아 있으면

자신이 무슨 도사라도 된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마당바위에 앉아 쉬고있는

많은 산악인들 때문에 좀 쑥스럽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잠깐 쉬고 곧바로 이어진

급경사 비탈바위를 올라 마당바위에 다다르면

실제로 온몸에 기가 충만된 느낌이 듭니다.

( 이 바위는 위험하오니 따라하심 안됩니다 )

그 길을 풀려버린 다리로는

갈 수 없기에 아예 포기한 것이다.

                                                                                         

 마당바위의 전경.

 

처음 부터 시간을 좀 단축시킬 생각이었기에

마당바위도 쉬지않고 지나첬다.

 

다시 가파른 바위 언덕을 오르기 전에

뒤에서 저벅거리며 따라오는 분이 있었다.

그 발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옛날 같으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잘 가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따라 잡고,

따라 잡으며, 혼자서 그 맛으로 다녔었는데

열심히 연습하면 다시 그 때의 그 체력이 복구 될려나 ?

                                                                    

                             이 곳에서 바라본 전면

                             좌우 경치를 합하면 꽤 좋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가서 오른쪽 바위길에 들어서면

또하나의 관망대가 있어서 내려다보이는 경치를 구경 할 수 있다.

조금전 언덕을 올라섬과 동시에 추월당해야만 했다.

두번째 비행장을 향해서 올라가는 언덕길도 쉽게 쉽게 가신다. 

                            

아~ 옛날이어~~

그땐 나도 저랬었는데

가벼운 발걸음에 사뿐사뿐 걸어가는 저 모습이

그 옛날 내 모습이련만, 참 잘도 가신다.

 

비행장에서 조금만 가면 연주대와 연주암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나는 이곳에서 그분이 우물거리는 사이에

추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관악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관악문 조금 못가서 관망대가 하나 있습니다.

여기에서 내려다보면 과천 대공원이 한눈에 보입니다.

                                                               

                          관악문 입니다.

                          이 봉우리를 지나는 등산객은 이 문을 지나야 합니다. 

 

혹시라도 이글을 읽는 님께서 관악산에 가시는 기회가 주어지면

정신없이 가지만 마시고 관악산의 절경을 만끽하시데 보템이 되시라고 

하나하나 나열하고 있으니 그리 아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관악문 위에 있는 지도바위 입니다.

 

 

관악문에 오른 다음에 바위에 손을 안대고 내려오는게 내 특기이다.

다른 사람은 백% 기어서 내려오는 곳에서 곧게 서서 내려올 때면

기분이 그런데로 괜찮았었는데

오늘의 내 지친 다리로는 자신이 없어 별 수 없이 기어 내려왔다.

 

 

                                                                        

  관악문에서 연주암 쪽을 바라본 가을 단풍.

 

둘이서 조금은 경쟁심리가 있었나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가

연주대 꼭지를 몇 미터 앞둔 곳에서 말을 걸고 싶어젔다.

 

그래서 " 참 잘가시네요 "하고 말을 걸었더니                             

그 말이 그리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이렇게 해서 말문을 열고

연주대 정상에 뽈딱 올라선 두사람은 이심전심이라던가 ?
이 곳에서 좀 쉬었다 가기로 했다.

                                                                                          

                           연주대 입니다.

 

옆에 먼저 올라와 쉬고있는 분이 있었고

반대쪽 옆에는 선술집이 있다.

 " 막걸리 한잔 드실레요 " 이랫더니

" 아니오 저는 술을 못합니다. 제가 한잔 사드릴까요 " 

하고 역으로 나온다.

 

이때 옆에 앉아있던 분이 거들고 나와.

" 술 드실레요 나하고 한잔 합시다 "

이러면서 자기 보따리를 끌러

서울 막걸리 한병을 내어 놓는다.

                                                                                               

    연주암의 가을 풍경. 

 

 잔이 없어서 커피보트 뚜겅으로 잔을하고

잔 하나로 주거니 받거니 했다.

    
잔이라고 해봐야 복분자 술잔보다 조금 크고

안주는 술 못하시는 분이 귤을 꺼내놓으며 대신하란다.

 

산 사나이들의 특기인가 ?

셋이서 금새 친해젔읍니다.

 

 

 "연세가 어떻게 돠십니까"하고

막걸리 주신 분에게 물엇더니 65세라고 하신다. 
한분은 나보다 한 살 적고, 또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참 오랬만에 팔봉을 갈려는데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이랬더니 "나도 그리 갈건데 같이 갑시다"

또 다른분 "나도 팔봉으러 갈려는데 연주암에서 식사하고

갈려고 식사시간을 가다리고 있는데요"라고 말합니다.

 

연주암 식사시간은

12시 부터 2시 까지로 알고 있는데 요즘도 그렇겁니다.
IMF 아이엠에프 때는 한 끼 식사에 쌀 3가마로 밥을 했다니까

그때 덕본 사람들 많을 거예요.

 

내가 남현동에서 9시30분 출발하여

11시05분쯤 정상에 올랐으니 1시간 반 걸린셈이다

아직도 40분 정도 더 있어야 배식 시간이다.

"언제 그때 까지 가다리고 있습니까 그냥가지요"

라고 했더니 한분은 흔쾌히, 한 분은 마지못해 승낙한다.

 

그래서 식량 점검을 했다.

나야 괜찮지만 두분의 상태를 잘 모르니까 ?

 

한 분은 김밥 한줄 귤 2000원어치 (여러개) 쵸코랫 2개,

한분은 막걸리 가저온 것은 다 먹었고 배 한개 커피보드,

나는 바네너 굵은 것으로 3개 물은 각자 가지고있고

앞으로 2시간에서 2시간반은 충분히 버틸 식량이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 했어요.

 

KBS 안테나 능선을 돌아서

팔봉 중간쯤 되는 곳에 관망대가 하나 있는데

과천 종합청사가 한 눈에 보이며

시원스럽게 펼처진 경치를 보고나면

힘들어 피로해진 몸이 다 풀린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이곳을 조금 지난 다음 선두 자리를 내어 주었더니 왜 그러냔다.

"그냥 제가 따라갈께요"이렇게 해서 선두가 바뀌었다.

왜 그랬냐하면

여기서 부터는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실력이 나타납니다.

그분들 실력에 맞는 코스로 가도록 유도한 것이지요.

 

그런데 왠 일 입니까.

내가 다니던 길을 쭉 찾아갑니다.

으~응 여기도 또 여기도--

그람서 맞는 사람끼리 가니까 재미있다네요.

 

팔봉 국기봉에서 잠시 쉬면서 빠나나 한개씩을 드렸더니

옆에 있는 한쌍의 남여와 서슴없이

반절씩 나누어 먹는모습이 참 보기 좋아보였지요.

 

국기봉을 뒤로하고 조금 가면 가장 깊은 바위 계곡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 슬릴 만점의 바위 타기가 시작되는 코스에 접어드는데

안내자가 없으면 옆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가파른 절벽.

 

 그 내려가는 초입에 여자 두분이 올라와 앉아서

보따리를 풀고는 커다란 배를 깍기시작한다.

서울대 쪽에서 올라와 우리와는 반대 방향에서 왔을 것이다.

이 방향에서 오신 분들은 이곳까지 오면 다온 기분이드는 곳이다.

 

보따리를 풀고 배를 깍으며 앉아있는 모습이

자연과 어울어저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요 한마디 하고 가야지요. 

 

" 오~~참 맛있게 보이네요"큰 소리로 흫러가는 말 처럼 했는데

의외로 따뜻한 답 "좀 드실레요"

넋살도 좋게 " 좀 주실레요 " 이렇게 말하고 일행들을 보니

그 바위를 꺼리낌 없이 잘도 내려 가신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두분이 나와 경쟁심리가 있었던 것 같다.

심상치 않은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어물거리면 저~만큼 떨어저 버리니까.

반쯤 돌려 깎은 배. "줄라면 빨리 주세요 "라고 좀 애교스럽게 재촉했다.

 

얻어먹는 주제에, 얼척이 없는 모양이다.

깍다말고 한 쪽을 떼어주고 또 떼면서 일행을 가저다주라네요.

"미안하니까 나만 먹으면 돼요"

이렇게 해서 배 한 쪽을 받아들고 일행을 뒤 따랐읍죠.

 

내려오면 다시 깍아바위를 올라야 한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옆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잘가는 사람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고 나면

진짜 산악인이 된듯한 착각을 갖게 하는 곳이다. 


이 분들은 지난 날 내가 다녔던 길을 거의 다 뻬먹지안고 가고있다.

단풍이 들면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던 이곳이

하룻밤 찬 바람에 다 떨어저버리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인다.

 

팔봉에서 한군데 운치있는 곳에 관망대가 하나 있다.

경치도 뻬어날 뿐더러 추운 겨울에도 북풍을 다 막아주어

밥도 먹고 쉬어 가기에 안성 맞춤인 양지바른 곳이다.

                                                                                               

                              왕관바위 입니다.

 

 

팔봉 중간쯤에서 가지고온 식량을 몽땅 다 비웠다.

어느덧 두꺼비 바위까지 왔을 때다.

뒤에서 보지 못하고 지나처온 왕관바위가 생각난다.

 

보면 볼수록 머리에 써보고 싶은 바위다.

본시 왕비가 써야 어울리겠지만

남자인 나도 써보고싶은 충동을 갖게하는 바위다.

 

그래서 그곳을 지날때면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마음 속으로나마 

" 어쩌면 저렇게 똑 같지 "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나는데

어느사이 지나처버린 것이다.

 

팔봉에 가면 왕관 바위와 두꺼비 바위는 명물이니 꼭 보고 올 일이다.

  

                        두꺼비바위를 지나면 ▲

                               개구멍바위(연꽃바위)를 지나게 됩니다.▼

 

어느덧 마즈막 관문인 개구멍바위까지 왔다.

초보자는 개구멍을 통과하면 되고 그렇지 않은 분은 넘어가면 된다.

 

하지만 개구멍은 꼭 한버쯤 통과해 볼만한 곳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몸에 이상 야릇한 느낌을 받는 곳이니까.

 

나는 그 위에 있는 동그란 바위 위를 좋아 한다.

그 위에서 양반 다리를하고 심 호흡을 하다보면

사방 주위의 기가 온 몸에 들어오는 느낌.

 

그래서 관악산에 기받는 바위가 두개가 있고

경치를 관망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답니다.

나머지 일정이야  까~~이--꺼???뭐

                                                                                        

 

 

                                   연꽃 바위 입니다.
                                   일명  O영자 바위라고 설명하며
                                   지나가는 사람도 보았네요.

                                   위에 올라가 내려다 보면
                                   손을 잡고있는 부분이 연꽃잎을 닮았습니다.

 

팔봉 골짝이 입니다.

녹음 무성히 욱어진 계절에

먹을 것 싸들고 서울대 입구에서 출발하여 가벼운 등산을 하고

물가에 앉아 한가로이 하루를 보내기에 좋은 곳 입니다.

 

함께 동행해주신 두분 덕분에

지루한 줄 모르고 산행 잘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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