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반쪽이 내 거(껏)인겨.
젊음이 넘실대던 시절
핑크색깔 바탕 위에 결혼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심어놓고
미운 정 고운 정 쌓아가며
여기까지 와서 보니 어느덧
머리에 백발이 얹어있네요
건강을 의식하지 않고
겁 없이 살던 시절은 끝나있고
자꾸만 지쳐가는 몸을 유지하는데
생활의 일 부분을 할애해야만 하지요
살다가 어느 한쪽이 아파
몸이 불편해지면 남은 한쪽은
사는 동안 온갖 정 들은 죄로 꼼짝없이
간병인이 되어 보살펴야 하고요
아픈 쪽은 그래도 반쪽의 도움으로
따뜻한 도움을 받으며
호강하며 살다 먼저 떠나가든가
다행히 완쾌해서 장수하게 되면
지난날 받은 게 고마워서 없던 정 붙여가며
남은 인생 맛깔나게 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진담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어떤 분은 혼자라서 홀가분하고
더 좋다고 하는 분도 있기는 하지만
두쪽이 함께 살다가
한쪽이 없으면 옆이 허전해지고
그 빈 곳을 메우지 못하고
오래지 않아 그 반쪽을 찾아가게
되는 걸 허다하게 보지요
남은 인생길을 서로에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다 보면 쌓은 복을 고스란히
돌려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살면서 주위에서 보게 되는 일이지만
잘 키워놓은 아들딸 여럿이 있어도
내 몸 아파서 거동이 불편해지면
요양원 알아보기 바쁘더군요
말년에 자식들 덕보며 의지하며
사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마음 비우고 남은 인생 오손도손
꿀 발라가며 정다운 척하며 살아봅시다.
2024 0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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