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내리는 청계산 산행 ※
하루 지나면
강추위가 온다고 하기에
토요일 아침 내리는 눈을 맞으며
우산을 펴고 산행을 시작했다.
눈구름이 머리 위에 떠있어 9시가
넘었는대도 날씨는 조금 어둡고,
산길에 접어드니
내린 눈이 쌓여서 온 산이 하얏다.
숫눈길에 발자국 새기며
한참 오르다가 갈림길에서부터는
앞서 올라간 두 사람의 족적이 남아있다
핸드폰을 꺼내 들고
설렁설렁 담으며 길을 재촉한다.
눈은 온몸을 바람에 맡기고
바람은, 지나가는 곳마다, 옮겨 붙여
앙상한 나무에 아름다운 눈꽃을 만든다
잎 다 떨어진 겨울나무가 윙~ 윙~
모진 소리가 나도록 불어 재끼면
세찬 바람 따라 잘게 부서지며
정신없이 흩날리다가도
불던 바람이 멈추면
바람 따라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춤을 추며 내려앉는다.
둘이서 한 마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차가운 겨울을 즐기고 있다.
밑에서 밀어 올리는 눈바람이
아름다운 눈꽃을 만들기도 하고
휘 ~ 불어 붙여놓은 눈꽃을
희뿌연 눈보라를 일으키며
저쪽 너머로 데려가 옮겨놓는다.
국사봉에서부터 멀리 보이는
이수봉까지 여기저기 눈 먹은 바람이
뭉쳐 다니며 놀고 있는 모습이
겨울 철새들의 군무를 보는 듯하다
윙윙거리며
나무를 울리던 세찬 바람과
그렇게 내린 눈이 심술을 부려
밤새 강추위를 몰고 와 언제 그랬냐는 듯
포근하던 날씨를 꽁꽁 얼려놓았다.
건강을 위하여 두툼한 옷에
한 겹 더 껴입고 외출했는대도
찬바람이 새들어와 어깨가 움츠려든다.
2023, 12,17.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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