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일정에서 모처럼 비를 맞고
어두워질 때까지 촬영한 다음
사파로 이동하여 밤보 호텔에 도착했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그런지 방 3개를 예약했는데
방이 2개밖에 없다고 해서 난감한 일이 생겼다.
침대를 1개 끼어넣어 해결했지만 이곳에서는 예약자에게
통보도 않고 제멋대로 하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호텔에 짐만 풀어놓고 사파의 야경을 찍으러 나섭니다.
너무 힘들어 호텔에 남으려다 혼자 있기 멋쩍어 카메라 없이
산책 겸 따라나섰는데 초행인 밤길이 낮설기만 합니다.
사파 시내에는 작은 호수 하나가 있고 호수 주위에
그런대로 유흥가가 형성되어있는 듯 보입니다.
일행들이 야경을 담는 동안 가이드와 호숫가에 앉아
즉석에서 짠 사탕수수즙 한 잔씩 먹는데
분위기도 맛도 괜찮습니다.
여행에서 한 번쯤 이런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었는데
현지 가이가 있어서 그런지 잠깐이지만 편안한 시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좋고 기억에 남네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들이 허름한 옷을 입고
물건을 파는 것. 꼬마가 헐벗은 채로 아이를 업고
물건을 파는데
참으로 안돼 보여서 가이드한테 이야기했더니
주인아줌마가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고 합니다.
아줌마가 엄마가 아니고 주인이라는 겁니다.
황당한 이야기에 좋던 기분이 싸늘해지더군요.
차에서 내려 이 물건 파는 곳을 지나면 표 파는
곳이 나오고 표를 산 다음 코끼리열차를 타고
가깝지만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이동합니다.
오늘 일정은 판시판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는 것.
비 예보가 있어서 걱정했지만 매표소에 도착할 때까지는
구름만 끼어있어서 비오기 전에 다녀오려고 서두르는데
풍악소리가 주위를 압도하며 울려 퍼진다.
웬 떡이냐 싶어 급하게 준비해서 공연 모습을 담습니다.
조금만 일찍 갔으면 좋았을 것을 이미 검은 옷 입은 분들의
공연은 끝나고 흰옷 입은 분들의 공연은 거의 본 것 같아요.
공연은 무언극이고 불교의 어떤 의미가 부여된 듯합니다.
예전에 사직동 사직단에서 하는 사직대제(社稷大祭)를
제현하는 것을 보았는데 느린 동작이 거의 비슷합니다.
흰색옷 입은 공연단의 인사가 끝나고
검은색 공연단의 인사가 차례로 진행됩니다.
끝으로 관객과 사진 찍는 것으로 마무리.
예정의 없던 공연 하나를 보고 발길을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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