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야 ! ^^^
2006년 11월의 끝자락 속에 있는
한가한 화요일 오후.
운동을 마치고 인덕원역에서 전철을 탓다.
차 안은 번잡하지 않고 아주 작은 인원이 입석이다.
전철은 한 역을 지나서 과천역에 멈춰섰고.
우르르 들어온 손님으로 차안은 서있는 손님이 늘어났다.
그중에 갓 결혼한듯한 앳띤 직사각형인 새댁 한분이
애를 앞으로 업고 문 쪽 의자 앞에 서니까.
40쯤 되어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자리를 양보한다.
춥다고 얼굴까지 흠뻑 덥어버린 두툼한 옷에서
얼굴이 보이도록 두툼한 모자를 벗긴다.
보석처럼 빛나고 해맑은 얼굴이 보인다.
새댁도 젊은데, 저 아이는 비유될 수 없을 정도로
마음 속에 몽땅 다 받아들이고 싶은 느낌이 드는 아이다.
옆에 서있던 40 중반쯤 되어보이는 아줌마 한분이
제 몸 하나도 가눌 수 없는 아이 옆에 다가가더니.
롤롤롤 깍꾹.
아기는 웃을려고 한다.
롤롤롤롤 깍꾹.
해해해해 꼴딱 넘어가는 허스키한 웃음.
롤롤롤 깍꾹.
헤헤헤헤 꺽 하며,
연하고 부드러운 목을 타고 넘어가는,
때묻지 않아 순박하며 흐드러지게
고개를 넘어가는 풍부한 음량을 갖은 웃음.
롤롤롤롤 깍꾹.
헤헤헤헤 꺼~억.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듣고 반복해서 또 들어도
마음속이 시원하고 자꾸만 듣고 싶어지는.
웃음이 전부인양
감정을 몽땅 웃음에 실은 티 없는 웃음.
아기를 웃기던 아줌씨가 주춤하는 사이
고등학교 1학년 쯤 되어보이는 여학생 둘이
옆에서 물끌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아기 옆으로 다가가더니.
아줌씨 흉내를 내어보는데
아기는 조금 전 처럼 모든 감정을 담아 웃지 않고
웃는 흉내만 낸다.
아기를 얼리는 방법이 좀 서툰 것 같다.
웃어주는 아기의 웃음도 어색한 웃음이다.
아기에겐 때묻지 않은 순수한 감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실어 진실한 대화를 해야만
아기도 그 멋진 순박한 웃음을 보여주나 봅니다.
아기의 티 없이 맑은 얼굴을 바라보면서,
허스키한 아기의 꼴딱 숨 넘어갈 듯한 웃음 소리가
내 마음 속을 환하게 비춰주고.
뜻 모를 희열이 마음속에 가득이 채워저
총신대전철역 까지 왔습니다.
집에 와서도 한동안 조금전에 있었던 일이
머리속에 멤돌고 있네요.
아쉬운건 그 사진 한장 담아 놓을걸^^^^^
훗날 그러한 웃음 만나면 이곳에 옴겨놓을 참입니다.
여의도에서 담은 이름 모른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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